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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11 23:46
故김기혁중위 안장식에서
 글쓴이 : 진맘
조회 :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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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기혁아, 오랜만이지?

매년 158 친구들과 함게 찾아 갔었는데, 바쁘단 핑계로 2년만에 인사하게 되었네.
잠깐 소홀했지만 멀리 대전까지 인사하거 왔으니 용서해 주는거지?

평소 화 한번 안내던 순둥이 기혁이 내 친구.
어느 듯 시간이 흘러서 158 모든 친구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바쁘게 살아가고 누구는 가정을 꾸미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어.

그렇지만 매일같이 sns를 통해 소통하고 매년 1번씩은 꼭 만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어.
참 끈끈하지?
그렇게 모일 때마다 너도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이야기를 나누곤 해.
우리 매번 외치던 말 있잖아 158은 하나라고!
사실 하나는 아니고 여러 명이지만... 우리 항상 너 기억하고 있으니까 너무 섭섭해하지는 마

그리고 고백할 것이 하나 있는데...
나는 사실 기혁이 너로 인해 삶이 많이 바뀌었어.
원래는 군 생활을 오래하려고 했거든.
그런데 기혁이 네 소식을 듣고 나서 군 보다는 사회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사회에 나와 그냥 앞만 보고 살다 보니 직장에도 들어가고 작년에는 결혼을 해서...지금은 4개월 된 아들도 얻었어.

참 많은 일이 있었지?
항상 우리에게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도해 주던 네가 생각나서 나 열심히 살고 있다고 특별히 너한테만 보고하는 거야~

앞에서 여러 친구들이 너의 멋진 모습들을 이아기 해줄테니 나는 너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만 간단하게 전달할게.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모시는 현충원이니 그래도 외롭진 않겠지?
또 찾아올게.

항상 너를 기억하고 있는 가족들...그리고 우리가 있으니까 다시 만날 때까지 현충원의 순국선열 호국영령 분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어.
오랜만에 보니까 참 좋다 친구야, 또 보자.

                                                                                        - 차 민 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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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춥네요.
앞서 저희 동기들이 기혁이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준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 계신 분들께 저의 이야기 우리 동기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대학교에 와서 우리들은 'ROTC동기' 라는 이름으로 기혁이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2년이라는 후보생 생활을 거쳐 저희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가 되었습니다.
처음 임관 할 당시 기혁이는 동기들 중에 제일 먼저 결혼을 하는 동기였고 결혼식 예도 또한 동기들이 힘을 모아 멋지게 해 주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부대에 임관해서도 기혁이와 같은 지역에 있었으며, 제가 상급 부대이다 보니 기혁이가 저희 부대에 몇달에 한번씩 와서 얼굴을 봤던것 같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본 기혁이 모습은 얼마 후에 아기가 태어난다며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던 기혁이의 얼굴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기혁이의 비보를 들었고 하필 당지 근무였던 저는 근무를 마치자 마자 겨우겨두 시간을 맞춰서 발인 날 기혁이를 보러 갔습니다.
정신없이 기혁이를 보러 온 그 날 처음으로 기혁이의 관을 보고 어찌나 눈물 흘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눈물에는 미안함이 있었고 다시 한번 환하게 웃던 기혁이 얼굴을 보고 싶은 그리움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혁이를 떠나 보내고 어느새 6년이 지났습니다.
이래저래 돌이켜 보면 제 인생은 기혁이를 몰랐던 20년과 기혁이와 함께 한 4년, 기혁이를 기억하는 6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무릇 술과 벗은 오래될수록 좋다는 말이 있지만 ROTC 동기들을 알고 지낸 기간과 상관없이 어떤 친구, 동기들 보다 서로간의 애틋함과 끈끈한 정, 그리고 우정이 있었습니다.
함께 후보생 생활을 하며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같이 넘고, 즐거움 슬픔마저도 함께한 기억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마음속에 깊게 새겨져 있어서인지 제 인생에서 ROTC 동기들은 좀 더 다른 의미의 조금 더 깊은 의미의 벗인것 같습니다.

세상에 어떤 친구를 떠나 보내는 것이 가슴 아프지 아니할 수 있겠냐만은 기혁이를 떠나 보낸 저와 저희 동기들은 그 슬픔과 아픔을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기혁이를 떠나 보낸 그 날을 생각하면 가슴 한 구석이 아리고 아픔니다.
제 기억속에 기혁이는 언제나 밝고 명량한 동기였고 가족을 사랑하는 남편이자 사랑스런 아들이었고 힘든시기를 같이 보낸 벗이었습니다.
기혁이가 없는 지금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슬프지만 이제는 정말 기혁이도 마음편히 쉴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속에 늘 커다란 미안함과 슬픔에 기혁이를 놓아주지 못했던 저이지만 이제는 기혁이가 좀 더 편히 쉴 수 있도록 놓아주려 합니다.
기혁이를 잊겠가는 말이 아닙니다.
잊어서도 안됩니다.
기혁이는 항상 우리 기억속에 그리고 추억속에 남아 있습니다.
기혁이를 되새기며 추억에 잠기기 참 좋은 날인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 그동안 마음 아프고 속상하셨겠지만 이제는 그만 마음 아프시고 그만 슬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우리 곁을 떠나있는 기혁이도 바라는 바일꺼라고 생각합니다.
슬프고 그립고 아프지만 포근한 하루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동기가 -

마음 16-12-14 07:25
답변 삭제  
이런 작은 마음 하나라도 있으니 외롭진 않겠죠
누군가 함께했던 일을 기억해 준다는건 참 좋은일.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반성하고 용서하고 깊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으니 ...

그런데 너무 보고싶네요, 울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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