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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12 21:19
[만물상] 장군들 살판났다.
 글쓴이 : 진맘
조회 : 94  
[만물상] 장군들 살판났다.

기사입력 2017.02.11 오전 3:06
 
어릴 적 군부대가 있는 강원도 산골에서 자랐다.
부대 사령관인 별 셋 단 장군 아침 출근길은 장관이었다.
길 곳곳에 배치된 헌병들이 사령관 차가 지나갈 때마다 외치는 "충성" 경례 소리에 동네가 쩌렁쩌렁 울렸다.
어린 눈에 비친 장군 위세는 참으로 대단했다.
몇몇 동네 친구들은 "내 꿈은 장군"이라고 했다.
사령관이 나라에서 제일 높은 사람인 줄 아는 친구도 있었다.

▶군인이 별을 달기 전과 후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장군 되면 100가지 바뀐다"는 말도 있다. 고급 승용차와 운전병이 제공되고, 행사 때 장군이 참석하면 계급에 따라 일성곡(一星曲)부터 사성곡이 연주된다. 예포도 쏘는데 준장이 13발, 가장 높은 대장이 19발이다.
국가원수가 21발, 삼부 요인이 19발이니 장군 예우가 남다른 셈이다. 한때 장군용 식당과 목욕탕을 따로 둔 부대도 꽤 많았다.

▶현재 우리 군에는 장성이 430여명이다.
군 병력(62만5000명)을 기준으로 하면 1만명당 7명꼴이다.
소위로 임관해 첫 별을 다는 데까지 보통 25년 이상 걸린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중 장군 되는 사람이 졸업생의 20% 미만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장군 진급자들에게 손수 별을 달아주면서 "하늘보다 땅에 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군 장성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역대 정부가 장성 숫자를 줄이겠다고 나섰지만 대개 흐지부지됐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에도 국방부는 2020년까지 장군을 60여명(15%) 줄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듬해 3명, 작년에 4명만 줄였다고 한다.
10년간 60여명 줄이겠다고 해놓고 6년간 7명 줄인 게 고작이다.
국방부가 엊그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한 국방개혁안에는 아예 장군 감축 계획이 빠졌다.
2022년까지 군 병력을 10만명가량 줄이겠다고 하면서도 장군 감축 규모는 쏙 뺀 것이다.

▶장군 한 명에게 드는 돈이 1개 전투 소대 병력 유지 비용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 비싼 자리를 육군 교육사령부에만 7명이나 두고 있다고 한다.
산하 교육훈련기관 16곳에도 20명의 장군이 있다.
대령이나 중령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군 지도부의 장성 숫자 지키기를 보면 전투형 강군이 아니라 샐러리맨 관료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지금 군 최고사령관(대통령)이 사실상 공백 상태다.
쳐다보는 눈도 없다는 얘기다.
군이 하기 싫은 장군 숫자 감축을 유야무야시키기엔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최원규 논설위원 wk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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